월드컵 팬들, 미국의 '혼란스럽고 비싼' 팁 문화에 불만

    • 기자, 차을 카사포을루
    • Reporting from, 로스앤젤레스
    • 기자, 삭시 벤카트라만
    • Reporting from, 뉴욕
  • 게재 시간
  • 읽는 시간: 3 분

월드컵을 보기 위해 미국을 찾은 많은 해외 팬들이 서버에게 팁을 주는 문화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은 BBC에 '팁 피로'가 쌓였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팬 제프 프라이어는 좋은 서비스에 팁을 주는 것은 이해하지만, 생수 한 병을 살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팁을 요구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일부 레스토랑과 바의 직원들이 시간당 2달러(약 3000원)가 조금 넘는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 이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객이 총계산 금액의 약 20%를 팁으로 제공하기를 기대한다.

한 바 업주는 많은 월드컵 관광객이 팁을 적게 주고 있다며 서비스업 종사자들 역시 불만을 표하고 있다고 BBC에 전했다.

호주 팬 크리스 오플린과 로버트 맥나마라는 BBC에 축구 경기 티켓 가격이 높아 재정적으로 부담이 커졌고, 팁 지출까지 더해져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플린은 "왜 이런 제도가 존재하는지 여전히 혼란스럽다"며 "호주에서는 정해진 금액이 있는데 여기서는 사람들이 팁을 요구하거나 기대한다. 얼마나 팁을 줘야 하는지 때로는 알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에 있는 대부분의 호주인은 "직원들이 충분한 보수를 받도록 하는 것은 고객이 아니라 사업주의 책임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직원들에게 더 나은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나마라는 방문객으로서 "그 나라의 관습을 따르려고 노력"하지만, 팁 문화는 충격이었다고 전했다.

"매번 음료를 주문할 때마다 팁을 기대하기 때문에 순식간에 비용이 늘어난다. 음료를 사고 5달러를 추가하는 셈이다. 이해하기 어렵다."

팬들, 팁을 제외한 가격도 이미 비싸다

노리치 출신 잉글랜드 팬인 프라이어는 이번 대회를 보기 위해 미국 곳곳을 여행하고 있다. 그는 생수 한 병을 살 때도 팁을 요구받는 것에 불만이 있지만, 레스토랑에서 팁이 필요한 점은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보다 임금이 낮다는 점은 이해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서비스가 좋은 편이므로 좋은 서비스에는 적절한 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이코 아사히와 그의 가족은 일본 경기를 보기 위해 도쿄에서 댈러스로 건너왔다. 이들은 BBC에 일본에서는 팁 문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아사히는 "팁을 제외한 가격도 이미 매우 비싼데, 팁까지 더하면 지나치게 비싸진다"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여행 중인 또 다른 일본 팬 아키히로 역시 높은 가격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레스토랑에서 가장 저렴한 식사도 약 30달러 정도인데, 여기에 13~20%의 팁을 더하면 '이 돈이면 한 접시를 더 먹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바 업주, 유럽인들은 미국인처럼 팁을 주지 않는다

브루클린의 축구 바 벤터(Banter)는 월드컵 기간에 영국과 유럽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바의 주인인 크리스 켈러는 이들은 팁을 아예 주지 않거나, 팁을 주더라도 적게 주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늘 그렇고,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항상 팁을 거의 주지 않거나 모르는 척한다"고 전했다.

켈러는 "직원 보호를 위한 조치"라며 예약 고객에게는 음료 비용과 서비스 요금을 포함해 선결제를 하도록 시스템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뉴욕시의 헐리스 레스토랑 앤 바(Hurley's Restaurant & Bar)의 공동 소유주 앤 칼리마노는 보통 더 한산했을 시기에 엄청난 손님이 몰렸다며 새로 방문한 고객들 중 모두가 팁 문화에 익숙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인들은 미국인처럼 팁을 주지 않는다"며 "그것이 문화"라고 말했다.

또 고객이 음식과 음료로 600달러(약 92만 원)를 주문하면서도 서버에게 팁을 주지 않는 경우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바텐더들이 정중하게 '서비스에 문제가 있었는지' 물으면, 고객들은 '괜찮았다'고 답한다"며 그러면 바텐더들은 "유럽에는 모든 가격에 서비스 요금이 포함돼 있지만, (미국에서는) 서비스 요금이 포함돼 있지 않음을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스토랑 업주, 팁 없이는 직원들이 살아남을 수 없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팁을 받는 직원의 기본임금이 시간당 16.2달러(약 2만5000원)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

LA 중심가의 독일식 레스토랑 부어스트퀴헤를 운영하는 조지프 피트루젤리는 월드컵 기간 팁 관행에 큰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권장 팁을 10%, 15%, 20% 수준으로 낮게 유지하지만, 어떤 곳들은 20%, 25%, 30%를 제시하는 것을 봤다"며 "상당히 높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우리는 훌륭한 고객 경험을 만드는 데 기여한 모든 팀원들과 팁을 나눈다. 접시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설거지 담당자부터 주방의 셰프, 바텐더, 서버까지 모두 포함된다."

엘 폰세(El Ponce) 레스토랑의 소유주이자 독립레스토랑 연합 이사회 구성원인 로사 턴허는 월드컵 팬들이 도착한 이후 팁 행동의 변화가 관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팁 문화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다르지만, 미국에서는 우리 업계에서 기대되는 팁 수준이 독특하다"며 "여기에서는 20%가 꽤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그 이유로는 "최저임금과 임금 구조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애틀란타에서는 팁을 받는 서버의 최저 현금 임금이 시간당 2.13달러(약 3270원)이다. 팁과 임금을 합쳐도 주 최저임금인 7.25달러(약 1만1130원)에 미치지 못하면 고용주가 그 차액을 보전해야 한다.

턴허는 "팁을 전혀 받지 못하면 서비스업에서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각 주는 레스토랑 직원들의 임금을 올리도록 법으로 정할 수 있지만, 미국 정부는 팁을 노동자가 당연히 받는 주요 소득원으로 간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