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왜 '가능성 희박한' 미국의 침공에 대비하나

사진 출처, Getty Images
- 기자, 나딘 유시프
- 기자, 로빈 레빈슨-킹
- 기자, 토론토
- 게재 시간
- 읽는 시간: 3 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주 한때 상상하기 어려웠던 시나리오, 즉 미국의 침공에 대비해 왔다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미국의 침공 위험은 낮고 실제 발생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아래에서 미국과 캐나다의 관계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모든 가능성을 검토할 책임이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다만 카니 총리는 "이는 단지 리스크 관리일 뿐"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 세계적인 관세 정책과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고 싶다는 반복적인 발언으로 캐나다는 미국의 공격을 가정한 군사 시뮬레이션까지 실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미국이 캐나다에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대신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경제적 압박을 계속 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은 이번 주 BBC에 보낸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캐나다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 많은 일을 해왔다"고 밝혔다.
BBC가 인터뷰한 군사 전문가들도 양국이 국방 분야에서 여러 방식으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미국의 침공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캐나다인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지난 1월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를 생포한 뒤 실시된 레저 여론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30% 이상이 미국의 캐나다 침공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왜 실제 침공 가능성은 낮은가
캐나다 왕립공군에서 34년간 복무하며 여러 고위직을 지낸 크리스토퍼 코츠 중장은 캐나다와 미국의 전쟁은 복잡할 뿐 아니라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BBC에 "군 생활 내내 군사작전에 관여했지만 미국 영토에서 군사 공격이 들어올 가능성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나토 임무에도 참여했던 코츠는 캐나다와 미국이 국방의 여러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나라는 모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으로,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동맹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집단방위 체제에 속해 있다.
또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를 통해 북극 방어 임무를 공동 수행하고 있으며 정보도 수시로 공유한다.
이 때문에 코츠는 미국이 캐나다를 공격한다면 처음부터 무력을 동원하기보다는 사이버전과 같은 보다 은밀한 수단으로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항상 가까운 이웃은 아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캐나다와 미국은 20세기 후반을 거치며 자연스러운 동맹국이 됐고, 경제·군사·문화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됐다.
하지만 두 나라의 관계가 언제나 이랬던 것은 아니다.
캐나다 전쟁박물관의 팀 포란 연구원은 18~19세기 미국의 팽창주의에 저항한 역사가 캐나다 정체성을 이루는 핵심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대한 두려움은 캐나다라는 정치적 프로젝트의 토대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오늘날 캐나다의 뿌리는 현재의 미국을 구성하는 식민지들이 영국 왕실에 반기를 들었을 당시 왕실에 계속 충성했던 영국령 북아메리카 식민지들에 있다.
캐나다가 건국되기 전 미국은 영국령 북아메리카 식민지 침공을 시도했다. 1775년에는 몬트리올을 장악했고 퀘벡시티도 거의 점령할 뻔했다.
1812년 전쟁에서는 당시 어퍼캐나다와 로어캐나다, 해양 식민지로 불렸던 지역을 미국이 여러 차례 침공했지만 전쟁은 결국 교착 상태로 끝났다. 당시 영국군은 보복으로 백악관을 불태운 것으로 유명하다.
포란은 훗날 캐나다가 되는 이들 식민지가 당시 방어를 위해 영국과 영국 해군에 의존했으며, 주요 전투에서 지휘관 역할을 맡은 원주민들의 도움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국력과 영향력이 커지자 캐나다는 다시 미국과의 전쟁 가능성을 검토했다.
캐나다 육군 장성들은 관광객으로 위장해 미국 국경 도시들을 비밀리에 방문했다. 다리와 고속도로를 촬영하며 정보를 수집했고, 상대를 더 잘 파악하기 위해 현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런 정보를 토대로 미국과의 전쟁 계획이 작성됐다.
캐나다 전쟁박물관에서 20세기 캐나다를 연구하는 앤드루 버치는 당시에도 실제 전쟁 가능성은 매우 낮았지만 캐나다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것이 군대가 하는 일의 일부"라며 "군은 온갖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한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미국이 실제로 침공한다면?
미국의 침공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해도 캐나다가 이에 대비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세계 질서가 얼마나 급격하게 변했는지를 보여준다고 매슈 슈미트 미국 뉴헤이븐대 국가안보학 부교수는 말했다.
그는 캐나다 지도자들이 미군과 어느 수준까지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 어려운 질문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긴밀한 군사 협력 과정에서 공유되는 정보가 미국이 캐나다에 해를 끼치려 할 경우 활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슈미트는 "이는 미국과의 관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어느 정도는 충분히 이해할 만한 두려움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미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발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캐나다인들은 분명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스스로를 방어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침공이 벌어질 경우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
전쟁의 초기 단계는 상당히 짧을 수 있다.
올해 초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드메일이 보도한 캐나다군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미국이 공격할 경우 캐나다의 주요 전략 거점은 일주일 안에 제압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력 규모에서 빠르게 열세에 몰린 캐나다군은 미군에 맞서기 위해 게릴라전에 가까운 전술을 동원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브앤드메일은 지난 1월 캐나다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프랑스와 영국 같은 동맹국에도 캐나다를 지원하고 방어해달라는 요청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캐나다가 미국의 공격을 상정한 이런 형태의 군사 시뮬레이션을 마련한 것은 약 100년 만에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츠는 "이런 모델링은 군사 전투계획 가운데서도 비교적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캐나다가 나토 동맹국들과 달리 지상 침공 발생 시 대응 계획을 마련하는 데 뒤처져 있었고, 예측하기 어려워진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이제 이를 따라잡으려 하고 있다고 했다.
코츠는 최근 캐나다군 최고 지휘관이 군 병력을 대폭 확대하고 최대 30만 명 규모의 기초 군사훈련을 받은 시민 병력을 추가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도 이런 움직임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미국 입장에서도 캐나다 침공이 간단한 일은 아닐 수 있다.
슈미트는 미국이 압도적인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캐나다와의 전쟁에 대한 내부 동의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캐나다 침공 명령이 내려진다면 상당수의 미군 장교들이 사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를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인 명령으로 받아들일 겁니다."
슈미트는 캐나다군과 미군이 정기적으로 함께 훈련하며 서로에 대한 존중을 쌓아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국 관계가 실제 무력 충돌로 이어지는 극히 희박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미국은 캐나다의 석유와 광물 같은 귀중한 자원을 확보하고 정치 지도부를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슈미트는 올해 초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한 군사작전을 언급하며 "베네수엘라에서 본 것과 어느 정도 비슷한 작전이 펼쳐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훨씬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개별 병사의 역량만 놓고 보면 캐나다군도 충분히 맞서 싸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