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새 대통령 필요', 젤렌스키 비난한 트럼프

동영상 설명, '우크라이나에 새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발언한 트럼프 대통령
    • 기자, 로리 보소티
    • 기자, BBC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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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과 러시아의 디젤 수출 관련 합의를 비판한 데 대해, "우크라이나는 이제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산 디젤 수백만 톤을 미국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합의가 러시아에 전쟁을 계속할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합의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요일 백악관 밖에서 기자들에게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계속 승인하면서 "전 세계에 문제를 일으키려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당장 멈추는 게 좋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지도자"를 맞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시작한 전쟁으로 전 세계 연료 공급이 크게 제한된 상황이다. 이 전쟁으로 전 세계 석유 제품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됐다.

주요 에너지 생산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최근 상대방의 에너지 기반시설과 운송시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면서 에너지 시장의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러시아에 대해 무엇이든 해도 좋지만 정유시설은 공격하지 말라고 했다"며 "그건 전 세계적인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 차례 합의를 이룰 기회가 있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 번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의 특사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상징적이고 역사적인 개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실제로 평화에 집중하는 지도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요일 러시아와 4월 7일까지 러시아산 디젤 수출에 대한 제재를 유예하기로 합의했다고 확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조치로 러시아가 새로운 자금을 확보해 전쟁을 계속 수행하는 데 필요한 군사 장비를 조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자포리자에서 새로운 공습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뒤, 러시아가 이번 합의를 "계속 싸워도 된다", "도시들에 계속 폭탄을 떨어뜨려도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여러 동맹국 정상들과 통화해 최근 상황을 논의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생명을 보호하고 유럽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실질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앤디 번햄 영국 총리가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해 "전폭적인 연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러시아가 "즉각적인 에너지 분야 휴전"에 동의하고 흑해에서 선박을 공격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대변인은 전했다. 이는 "세계 시장에 더 많은 에너지와 식량을 즉시 공급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러시아의 디젤 합의는 유럽연합의 외교안보 고위대표 카야 칼라스의 비판도 불러왔다. 칼라스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제재 유예가 "러시아에 전쟁 수행을 위한 추가 수입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완화할 때가 아니며, 유럽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칼라스는 유럽연합 외교장관들이 월요일 러시아의 전면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가장 강력한 제재안을 승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러시아와의 합의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 연료 가격을 낮추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의 정치적 여파에 수개월째 대응하고 있다.

2월 시작된 이 전쟁으로 휘발유, 특히 경유 가격이 급등했다. 이는 높은 주유비와 그에 따른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부담이 커진 미국 유권자들의 여론을 악화시키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에도 타격을 줬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현재 경유 가격은 갤런당 평균 6.28달러로, 지난달 평균인 5.94달러와 지난해 평균인 3.68달러보다 상승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러시아는 우선 경유 30만 톤을 "미국과 세계 시장에" 공급하고, 11월에는 추가로 50만 톤을 공급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이후 100만 톤을 추가로 공급하고, "짧은 기간 안에" 300만 톤을 더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물량의 공급은 "러시아의 경유 정유시설 상황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0개월 동안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정유시설이 타격을 입으면서 전국적으로 두 차례 심각한 연료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러시아의 경유 생산량은 약 30% 감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우크라이나에서 새로운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는 우크라이나 유권자들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교체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2022년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에는 계엄령이 시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선거가 중단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