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폭력 시위에 충격에 빠진 프랑스… 마크롱, '평정과 질서' 촉구

    • 기자, 잭 버지스
  • 게재 시간
  • 읽는 시간: 3 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벌어진 대규모 시위가 폭동과 약탈로 번진 데 이어 18일에도 파리 곳곳에서 혼란이 이어진 가운데 "평정과 질서"를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엘리제궁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시위 참가자들에게 "사태를 악화시키지 말라"고 경고하며, "우리 모두 분노와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위에는 약 55만 명이 거리로 나와 연료 가격 및 생활비 부담, 학교를 포함한 공공서비스의 악화 등에 항의했으며, 시위 대부분은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대의 "정당한 요구"와 "파괴하고, 부수고, 약탈한 자들"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경찰은 현재까지 약 2400명을 체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억제되지 않은" 폭력을 목격했다며, "그 어떤 것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가담자들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파리, 마르세유 등지에서는 검은 옷을 입고 얼굴을 가린 폭도 무리가 등장했으며, 일부는 차량과 건물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지난 18일에도 파리와 리옹 일부 지역에서는 약탈 및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이 이어졌으나, 비교적 소규모에 그쳤다.

AFP 통신에 따르면, 파리 경찰은 시위대 수백 명을 향해 최루탄과 섬광탄을 발사했고, 이에 맞서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공병과 돌을 던졌다.

한편 지난 18일, 프랑스 전역의 도시들은 현대 프랑스 역사상 최악의 소요 사태 중 하나로 번진 이번 사태의 여파를 고스란히 마주했다.

프랑스 중서부 리모주에서는 17일 시위대가 일으킨 화재로 19세기 양식의 화려한 시청 건물이 불길에 휩싸여 시계탑과 지붕이 무너졌다.

파손된 시청 건물 근처에 서 있던 아네이스는 "정말 마음이 아프다. 정부에 화가 났다는 이유로 문화유산 건물을 훼손하는 행위는 이기적이다. 모두에게 상처를 입히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옆에 있던 또 다른 시민인 제라드는 "끔찍하고 믿을 수 없다"며 "이 건물을 예전 모습으로 되돌리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파리에서도 18일 아침 주요 상점 거리에서는 쓰레기 수거차가 잔해를 치우는 동안 상점 주인들이 커다란 유리 파편을 주워 모으는 모습이 목격됐다.

파리, 마르세유, 릴 등 여러 도시와 그 밖의 지역에서는 광범위한 약탈로 보고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대국민 연설에서 지역 정부는 상점과 공공건물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위에 대한 경찰의 대응에 대해 "완전한 투명성"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주말 동안 군중을 향해 최루가스와 물대포가 발사됐으며, 여러 곳에서 진압 경찰이 방망이로 시위대를 구타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프랑스 내무부는 17일 기준 경찰관 약 1000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이 중 7명은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시작된 학생들의 시위는 노동조합원들과 기타 반정부 단체들이 합류하면서 17일 크게 격화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정치계 인사들의 반응은 프랑스의 깊은 정치적 분열을 여실히 드러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에서는 극좌와 극우가 맞붙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랑 누네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시위가 기본권임을 인정하면서도, 공공건물을 표적으로 삼고 경찰과 대치하려는 "수천 명의 극좌 성향 인사들"이 "폭력 행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이어 "프랑스 여러 도시에서 수많은 상점을 약탈하고 파괴한 불량 세력들"이 이들에 합류했다고 덧붙였다.

극좌 정당인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의 장-뤽 멜랑숑 대표는 SNS를 통해 누네즈 장관과 경찰 수뇌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이들이 시위 대응 과정에서 "완전한 무능함을 드러냈다"며, 이들은 "조직된 혼란을 만들어내는 전문가들"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 대표는 "폭력을 조장하는 정치 세력들이" 분노를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