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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선: 왓츠앱 채널 '룰라의 군대' 는 어떻게 역전승을 이끌어냈나
- 기자, 줄리아 브라운
- 기자, 루테 피나
- 기자, 루이스 페르난도 톨레도
- 기자, BBC News 브라질
- Reporting from, 런던 & 상파울루
- 게재 시간
- 읽는 시간: 3 분
지난 25일 브라질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4선에 성공했다. 최근 브라질 정치사에서도 손꼽히는 역전승인 이번 승리에 대해 지지자들은 메신저 플랫폼 '왓츠앱'에 개설된 한 채널의 공이 컸다고 말한다.
좌파 성향의 룰라 대통령은 지난 1차 투표에서 우파 성향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에게 밀리고 있었으나, 불과 3주 만에 판세를 뒤집고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다.
'룰라의 군대'의 성장
룰라가 역전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목소리가 커지던 무렵, 왓츠앱에 '룰라의 군대'라는 이름의 채널이 등장했고, 순식간에 팔로워 1,080만 명을 돌파했다.
안드레 자노네스 하원의원이 주도하는 이 채널에서는 지지자들에게 관련 동영상을 공유하고, 지지 해시태그를 확산시키며, 새로운 유권자를 끌어들일 수 있도록 독려했다.
그리고 불과 1, 2차 투표 기간 사이 이 채널이 보여준 폭발적인 성장세는 브라질 정치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불균형을 뒤집는 듯한 변화로 평가받으며 더 주목받았다.
그동안 브라질 정치계에서는 왓츠앱이나 텔레그램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유권자들을 결집하고 동원하는 것은 주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연대해 온 보수 진영의 강점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다 '룰라의 군대' 채널이 등장하며 좌파 지지자들은 자신들도 마침내 디지털 영역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브라질에서는 지난 2018년 자이르 보우소나루의 대선 당선 이후, 왓츠앱 네트워크가 정치 선거 운동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는 등 SNS가 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기에 특히 유의미한 변화였다.
'룰라의 군대' 채널에는 종종 친구나 가족과 공유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된 메시지 양식 등도 자주 올라왔다. SNS상에서 룰라의 노출도를 높이기 위해 각자 구체적인 임무를 부여받은 지지자들은 이러한 양식을 활용해 활동에 나섰다.
자노네스 의원은 마치 군대를 지휘하듯, 자신의 "부대원들"에게 최신 선거 운동 영상을 "폭발적으로 확산"시키거나 새로운 해시태그가 "널리 날아오르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여러분, 긴급상황!", "아직 자지 마세요", "임무 전에는 밥도 먹지 마세요!", "해산하기 전에 할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등 그의 지시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리고 선거를 하루 앞둔 밤에도, 여론조사에서 보우소나루 후보의 승리가 예상됐음에도, 자노네스 의원은 '반전 생중계'라는 이름을 붙이며 24시간 생방송을 진행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자노네스 의원이 종종 SNS에서 보이는 대립적인 태도가 당이 룰라 대통령을 위해 구축하고자 했던 온건한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며 우려하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그의 이 전략은 효과를 거두었다.
룰라 대통령 또한 승리 수락 연설에서 자노네스 의원을 "우리의 장군"이라고 칭하며 "매일 우리 부대원들의 사기를 북돋아 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번 대선에서 SNS의 역할
다만 온라인에서의 이러한 유권자 동원 및 집결이 실제 선거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수치화하기는 어렵다.
룰라의 지지자들은 '룰라의 군대'가 그의 역전승을 이끄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하지만, 정치학자들은 왓츠앱 캠페인이 직접적으로 투표율과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는지, 혹은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조차 판단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정치학자 데닐드 홀츠하커는 룰라의 선거 전략 변화가 그의 역전승을 이끌었다고 말한다.
온라인에서 유권자들을 결집하고 선거 운동에 참여시키는 데만 단순히 의존하지 않고, 디지털 선거 운동과 현장의 선거 운동을 성공적으로 결합했다는 것이다.
홀츠하커는 룰라 선거 캠프 측이 지역 단위의 선거 운동을 강화하는 동시에 유권자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도 상황에 맞게 바꾸고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보우소나루 후보의 승리를 브라질의 사회 복지 프로그램의 잠재적 변화 및 기존 권리의 상실 이미지와 연결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스타일을 완전히 바꾼 것은 룰라였다"며 "그리고 자노네스 의원은 브라질 좌파 진영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SNS에서 주도권을 잡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는 2차 투표에서의 승리를 지나치게 확신한 나머지 임했고,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리우데자네이루연방대학교 교수이자 사회학자 겸 정치학자인 마이라 굴라르트 역시 룰라의 역전승을 오로지 SNS의 성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이는 SNS 활동과 지역 차원의 선거 운동이 결합된 결과"라는 그는 "현실 세계의 활동을 통해 기권율을 낮추고 미결정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굴라르트 교수는 룰라의 지지자들이 온라인상의 열정을 현실 세계의 정치적 참여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룰라의 승리를 위해 사람들을 결집하고, 투표에 참여하도록 설득하고자 힘썼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이 투표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룰라 정부에 귀중한 자산이 되리라는 전망이다.
"저는 이 집단적인 노력이 중요한 학습 경험이었으며, 앞으로 많은 난관을 마주하게 될 정부에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는 기권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미결정 유권자들을 지지자로 끌어들였습니다."
룰라 대통령 역시 자신의 역전승을 도와준 이러한 형태의 선거 운동이 향후 국정 운영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이미 시사했다.
승리 수락 연설에서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다며, 국정 운영 방식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는 의사 결정 과정에서 국민에게 더 큰 발언권을 부여할 것이며, 디지털 소통은 제 정부에서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