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수천 명이 실종…답을 찾기 위해 고통스러운 수색 이어가는 가자지구의 가족들

사진 출처, al Madhoun family
- 기자, 존 도니슨
- Reporting from, 예루살렘
- 게재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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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메드 알 마둔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삶을 사랑하는 청년인 듯했다. 얼굴에는 늘 빛나는 미소가 떠나지 않으며, 장난기 넘치는 사람같아 보였다.
가자시티에 있는 반쯤 파괴된 집에서 살고 있는 그의 어머니 마즈디야는 취재진에게 휴대전화 속 아들의 영상을 보여주었다.
한 영상 속 아흐메드는 새끼 고양이를 껴안고 있다. 혀를 내밀고 신이 나서 까르르 웃는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수영장에 배치기 다이빙으로 뛰어들었다가, 물 밖으로 나와 입이 귀에 걸릴 듯 환하게 웃는다.
마즈디야는 BBC에 "모두가 아들의 친구였다"며 "아흐메드는 가는 곳마다 사랑받았고, 얼굴에는 항상 미소가 가득했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그는 실종상태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흐메드는 21세였던 2025년 5월, 동네 가게에 잠깐 다녀오던 중 사라졌다.
당시 가자지구에서는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이 한창이었다.
그리고 그날 이 지역에서는 이스라엘의 공습이 있었고, 마즈디야는 아들이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지금까지도 아들의 생사를 확실히 알지 못한다.
마즈디야는 "신이시여, 마음이 편하지 않다"며 "희망을 놓은 것은 아니지만 아들이 살아서든 죽어서든 발견되기만 한다면 그때야 비로소 마음이 편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사진 출처, Al Madoun family
이러한 고통 속에 사는 어머니는 가자지구 전역에 마즈디야뿐만이 아니다.
가자지구의 하마스 산하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군사 작전을 시작한 이후 가자지구에서는 7만3000여 명이 숨졌다. 이 중 약 1200명은 지난해 10월 휴전이 발표된 이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UN은 해당 수치가 신뢰할 만하다고 본다.
올해 1월 이스라엘 언론의 이스라엘 안보 당국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군 당국 또한 이 수치의 정확성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팔레스타인인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 보건 당국의 사망자 수에는 잔해 아래 묻힌 시신이 포함되지 않아, 상당수의 실종자가 집계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적십자사는 폐허 속에 묻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실종자를 수색해달라는 요청이 5000건 이상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가자지구 민방위 구조대는 실종자 수가 8000명을 웃돌 것으로 추정한다.
시신은 지금도 매일 발견된다.
이달 초, 가자시티에서는 2023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100여 명을 위한 집단 장례식이 열렸다. 이들의 유해는 최근에야 수습돼 신원 확인을 거쳐 안장될 수 있었다.
적십자사는 워낙 광범위하게 파괴된 데다 불도저 등의 장비도 부족해 시신 수습이 어렵다고 말한다.
사망한 지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로의 물품 반입 제한에 따라 DNA 검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라 유해의 신원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아흐메드의 가족 또한 아들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스라엘 보안군에 의해 구금돼 있을 수도 있다며 두려워했다.

이스라엘의 비정부기구 '고문 반대 공공 위원회'에 따르면 거의 3년에 걸친 이 전쟁 기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출신 팔레스타인인 약 7000명을 구금했으며, 이 중 5000명 이상은 기소조차 되지 않은 채 이후 석방됐다.
이스라엘의 인권단체 '하모케드'에 따르면 이달 기준으로 약 1300명에 달하는 가자지구 출신들이 기소나 재판 없이 이스라엘의 교도소에 갇혀 있다. 하모케드는 이 수치에는 이스라엘 군이 직접 구금하고 있는 가자지구 구금자들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모케드를 비롯한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족들에게 친지의 체포 사실이나 행방을 알리지 않는 경우가 빈번해, 많은 이들이 가족의 행방을 파악하고자 비정부기구나 법률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BBC는 구금자의 가족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스라엘 방위군(IDF)과 이스라엘 교정청(IPS)에 문의했다.
앞서 이스라엘 당국은 장기 구금은 전시 안보상의 이유에 따른 것이라고 밝히며, 자의적인 구금이라는 의혹은 일축한 바 있다.
한편 가자시티 사브라 지역 출신인 아이다 알 드림리는 팔레스타인식 두건을 두른 아들 마흐무드의 사진을 취재진에게 보여줬다.

사진 속 아직 앳된 청년 모습을 한 아들을 가리키며 아이다는 "아들은 차분하고 예의 바른 청년이었다"며 "모두가 그를 사랑했고, 그는 모든 사람을 사랑했다"고 덧붙였다.
마흐무드는 2024년에 실종됐다. 그의 가족들은 그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두려워했다.
아이다는 "남편은 병원에 드나들며 시신들을 확인했다"며 "하지만 나는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완전히 망연자실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올여름, 이스라엘 군인 2명이 눈이 가려지고 손발이 묶인 팔레스타인 수감자와 함께 포즈를 취한 사진이 SNS에 나타났다.
아이다는 이 남성이 자기 아들이라고 확신한다. "전체적인 이목구비나 이마, 입, 코, 앉은 자세, 입을 다문 모습, 손, 발목까지. 제 아들과 완전히 똑같다"는 것이다.

사진 출처, Social media
물론 사진 한 장만으로는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아이다는 "(하지만) 남편이 그 사진을 보여줬을 때, 안도감을 느꼈다"고 말한다.
"또 동시에 그런 모습을 한 아들의 모습에 매우 속상하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습니다. 정말 굴욕적이잖아요."
알 드림리 가족과 알 마둔 가족 모두 자신이나 아들들은 하마스를 비롯한 가자지구의 그 어떤 무장 단체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한다.
BBC는 IPS에 두 청년의 행방에 대해 문의했다. IPS 측은 두 사람 모두 구금된 기록이 없다고 답했다. 구금 시설과 교도소를 운영하는 이스라엘 군 당국에도 같은 질문을 던졌으나, 답변받지 못했다.
이스라엘은 BBC 등 국제 언론의 독립적인 가자지구 출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알 드림리 가족은 적십자사에도 마흐무드의 구금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스라엘은 적십자사의 자국 교도소 기록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에 의해 구금됐을 가능성이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행방을 찾는 일을 돕는 이스라엘 출신 변호사 탈 슈타이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10월 7일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국제적십자사의 (교도소 방문이) 금지되고, 또 국제적십자사도 이스라엘 구금자 명단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이에 우리는 가족들이 요청하면 한 명 한 명 개별적으로 실종자의 행방을 추적해야 합니다. 이는 매우 큰 부담입니다."
슈타이너는 실종자의 가족들에게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가족의 생사조차 알 수 없다는 점이라고 했다.
"마치 아물지 않는 상처와 같다"는 그는 "가족이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조차 알 수 없어 한시도 쉴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슈타이너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이스라엘 당국은 잠재적인 팔레스타인 구금자 추적 작업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었다.
"가족의 행방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이는 상처를 헤집는 일입니다. 매우 고통스러운 상황이 수개월, 수년에 걸쳐 이어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