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한반도 '종전 논의'...과거에는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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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953년 정전 협정 체결 이후 70년 넘게 이어져 온 6·25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서겠다"라며 "서로에 대한 상호 위협 의사를 내려놓고,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북의 핵 능력 고도화를 멈출 실효적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북한 체제를 존중한다는 입장과 관계 개선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해왔으나, 종전을 위한 다자 논의를 공식 석상에서 제안한 건 사실상 처음이다.

'정전' 아닌 '종전'

한국전쟁은 1953년 7월 27일 유엔군과 중국, 북한 대표가 정전협정을 체결하면서 중단됐다.

남북한은 정전협정 체결 이후 70년 넘게 전면적인 무력 충돌은 하지 않고 있지만, 법적으로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 상태로 남아 있다.

종전은 이런 전쟁 상태를 공식적으로 끝내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종전 선언 자체가 곧 평화협정 체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평화협정은 전쟁 당사자들이 무력 분쟁을 완전히 종료하고 평화 관계를 정착시키기 위한 법적·제도적 관계를 규정하는 보다 구체적이고 구속력 있는 합의다.

따라서 지금까지 남북 간 종전 논의에서는 단순히 전쟁이 끝났음을 선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이 함께 거론됐다.

과거에도 있었던 종전 논의

종전 논의는 90년대 들어 정상 차원에서 추진돼 왔다.

1996년에는 김영삼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남·북·미·중 4자회담이 열렸다. 실제로 1997년부터 1999년 사이 4자회담이 여섯 차례 열렸으나, 북한이 정전협정 당사자가 아닌 한국을 배제하고 북미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 등을 강력하게 요구해 결국 결렬됐다.

2006년 11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전쟁을 끝낼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듬해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10·4 남북공동성명을 통해 남과 북이 "현 정전체제를 종식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종전 논의가 국제무대에서 다시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문재인 정부 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7월 한반도 평화 정책 방향을 담은 '베를린 구상'(신 베를린 선언)을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듬해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판문점선언을 통해 남과 북이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남북관계는 다시 악화했고, 북한은 2024년 남한과의 통일을 더 이상 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는 등 대남 기조를 크게 바꾼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