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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경 필러 시술하는 남성들...과연 안전할까?
- 기자, 제임스 갤러허
- 기자, 'Inside Health' 진행자, BBC Radio 4
- 게재 시간
- 읽는 시간: 4 분
제이슨이 '콜라 캔'을 원한 것은 아니었다. 필러를 지나치게 많이 주입해 짧고 굵은 음료수 캔처럼 보이는 음경을 일컫는 표현이다.
BBC와 맨체스터에서 만난 제이슨은 "어떤 사람들은 정말 지나치게 (필러 주입을) 한다"고 말했다.
그가 받은 시술로 음경 둘레는 16% 늘었다. 제이슨과 그의 파트너 모두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그는 시술 덕분에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제이슨은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단지 "폭이 조금 더 넓어졌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제이슨처럼 음경 필러 시술을 받는 남성이 얼마나 많은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입술 필러처럼 길거리에서 쉽게 눈에 띄는 시술이 아니어서 그 인기를 체감하기도 어렵다. 영국의 경우 규제도 거의 없고, 사실상 누구든 시술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공식적인 기록도 없다.
음경 필러는 지난 동계올림픽 당시 황당한 음모론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남자 스키점프 선수들이 필러를 이용해 경기복의 표면적을 넓힘으로써 기록을 향상시키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시술이 잘못돼 음경이 검게 변하고 피부가 "벗겨져" 응급실을 찾은 남성들도 있다. 영국비뇨기외과학회는 이런 시술을 받는 남성들에게 경고를 주기도 했다.
그렇다면 남성들은 왜 이런 시술을 받는 것일까? 또 어떤 위험이 있을까?
제이슨은 필러 시술을 받기로 결정한 이유를 익명을 전제로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음경의 길이에는 만족했지만 "조금 더 대칭적인 모습"과 "보기 좋고 균형 잡힌 모양"을 위해 둘레를 늘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금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안 될 이유는 없지 않나요?"
그는 1년 동안 여러 선택지를 고민한 끝에 수술은 배제했다. 대신 히알루론산 필러를 선택했다. 일시적인 효과만 있는 필러이기 때문에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결국 녹아서 없어질 것"이라는 점을 고려했다.
제이슨은 자신의 선택이 과시적인 '알파 남성' 의식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성기가 얼마나 큰지가 얼마나 남자다운지를 결정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라는 것.
대신 남성의 외모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여성들만 외모를 관리해야 하는 게 아니라 남성들도 따라가야 한다는 거죠."
그는 "그냥 사회가 변하고 있다고 느낀다"며 "요즘 미디어가 모든 것을 보여주는 방식이 일상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어디를 가든 완벽한 외모를 가진 누군가의 사진을 보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음경 확대 시술을 제공하는 병원들의 웹사이트를 살펴보면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알 수 있다. 일부 사이트는 "음경 크기 때문에 부끄러우신가요?"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음경 확대를 위한 방법은 다양하다. 수술적 방법과 비수술적 방법이 있으며, 음경에 주입하는 물질도 여러 종류가 있다.
가장 흔한 방법은 입술 필러에도 사용되는 젤 형태의 히알루론산을 주입하는 것이다.
히알루론산은 체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당 분자로, 물을 끌어당기는 성질 때문에 '수분 자석'으로 불린다.
영국 그레이터맨체스터주 프레스트위치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자베드 후세인 박사는 1년 넘게 음경 필러 시술을 제공하고 있다.
후세인 박사는 의사로 수련한 뒤 미용 시술 분야로 옮겼다. 하지만 영국에서는 음경 필러 시술을 하기 위해 의료 관련 교육을 반드시 받을 필요는 없다.
그는 시술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대 중반의 남성부터 최고령 72세 고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남성들에게 시술했다고 한다.
시술은 환자의 건강 상태와 시술을 원하는 이유, 기대하는 결과에 대한 상담으로 시작된다. 위험성에 대한 설명도 이 과정에서 이뤄진다.
실제 시술 당일에는 히알루론산을 음경 위쪽과 양쪽에 각각 한 차례씩, 총 세 차례 주입한다. 히알루론산 필러는 음경 뿌리 부분으로 삽입한 캐뉼라 관을 통해 음경 전체에 주입된다.
그런 다음 필러가 고르게 분배되도록 마사지한다. 환자 역시 집에서 이 과정을 계속해야 한다.
후세인 박사에 따르면 시술 비용은 최대 3500파운드(약 670만원)이며, 시술 후 6~9개월 동안 음경 둘레가 10~20% 정도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위험도 있다. 통증이나 멍, 필러 불균형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부작용부터 감염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위험은 모든 필러 시술에 공통적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음경 필러의 경우 발기에 필요한 주요 조직과 혈관을 손상시킬 위험도 있다.
후세인 박사는 비뇨의학과 전문의들이 우려하는 시술을 자신이 제공하는 이유를 묻자, 일부 전문가들이 걱정하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걱정은 좋은 의도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점점 더 많은 증거가 나오고 있고, 실제 결과도 확인되고 있다"며 남성들에게 "분명한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후세인 박사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필러를 신속하게 녹이는 약물을 사용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 계획"을 마련해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 그런 조치가 필요했던 적은 "다행히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BBC는 이 주장의 진위를 자체적으로 확인하지 못했다.
그는 다른 곳에서 시술을 받은 뒤 경과가 "정말 좋지 않아" 상담을 받으러 온 한 환자의 사례를 떠올렸다.
박사는 잘못된 종류의 필러가 사용됐고, 시술 과정에서 음경의 혈관이 손상되면서 음경 몸통이 검게 변하고, 피부도 괴사하기 시작하던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남성은 곧바로 응급실로 보내졌다.
맨체스터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남성의학자이자 비뇨의학과 전문의로 일하는 바이바브 모길 교수는 시술이 잘못된 뒤 병원을 찾은 남성들을 직접 치료해왔다.
그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환자에게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수는 "피부 괴사로 피부 일부가 죽어 매우 검게 변한 뒤 겉이 벗겨지는" 환자들을 본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남성들은 '정말 멋지게 될 거야'라고 생각하고 시술을 받으러 갔다가, 오히려 시술 전보다 훨씬 더 불만족스러운 상태로 나올 수도 있습니다."
알렉스(가명)는 다른 방식의 음경 확대 시술을 받기 위해 독일로 갔다.
그는 음경이 더 길어 보이도록 음경과 치골을 연결하는 인대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또 자신의 지방세포를 채취해 음경에 주입하는 시술도 받았다.
시술 후 깨어난 그는 통증이 너무 심해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
알렉스는 "멍이 아주 심하게 들었고, 허벅지 윗부분 전체가 노랗게 변했다"며 "한 달 정도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알렉스는 모길 교수의 병원에서 치료받았고 결국 회복했다.
그는 "많은 사람은 그런 (완치되는) 행운을 누리지 못한다"며 "나는 운 좋게 빠져나온 셈"이라고 말했다.
알렉스는 자신이 "애초에 (음경이) 작은 편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회 분위기와 포르노를 통해 더 큰 음경이 "남성적이고 가장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음경 확대 시술 건수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모길 교수는 온라인 검색 추이와 광고, 소셜미디어 등이 모두 "시술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이에 영국비뇨기외과학회는 최근 이런 시술에 대한 새로운 권고안을 내놨다.
모길 교수는 "최근 우리가 마련한 지침은 기본적으로 이러한 시술 가운데 어느 것도 시행을 권고할 수 없다는 내용"이라며 "근거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회는 남성 3750명이 참여한 36개 연구를 검토했지만, 이런 시술들이 얼마나 안전한지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한 이유 중 하나는 필러가 장기적으로 음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입술 필러와 마찬가지로 음경 필러도 시술을 하기 위해 별도의 자격 요건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있다.
모길 교수는 시술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아마도 지나치게 엄격한 조치"일 수 있지만, 시술이 계속된다면 업계에 "대대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음경 필러 시술이 언제 이뤄졌는지를 기록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등록 시스템을 마련하고 장기적인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성들이 위험과 이점을 충분히 비교해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제이슨은 시술 결과에 만족하고 있으며, 현재 필러의 효과가 사라지면 다시 시술을 받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게리 홀트가 'Inside Health' 프로듀서로 참여했다